전세계인의 저녁 식사 메뉴가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
콜롬비아의 국제열대농업센터의 연구진은 지난 50년간 보다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몇 안 되는 종류의 농작물과 육류 유제품 등에서 대부분의 칼로리와 단백질 지방 등을 섭취하게 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연구진들은 달라진 식습관이 심장질환이나 암, 당뇨병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전세계 식단이 주요 농작물 몇 가지로 집중되면서 세계의 식량자원이 해충과 질병 등에 취약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게 됐다고 경고했다.
연구진들은 1961년부터 2009년까지 152개국의 식재료에 관한 유엔의 자료를 검토했다. 전체적으로 음식의 양이 늘었고, 밀은 전체 국가의 97.4%에서, 쌀은 90.8%, 콩은 74.3%의 국가에서 주요한 식재료로 소비되고 있다. 육류가 점차 단백질 섭취에서 더 중요한 공급원이 됐고, 콩과 옥수수, 팜, 해바라기 등 기름을 생산하는 농작물이 주요 표준 식량자원 자리에 오르게 됐다.
개발도상국의 소득이 높아지며 육류와 설탕함유 음료 같은 전형적인 서구식 음식의 소비도 늘어났다. 나이지리아에서 중국까지 비만과 심장질환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로이터에 말했다.
연구 책임자인 콜린 코우리는 "사람들이 밀이나 옥수수 콩 유제품 육류 등 주요 식재료만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집중된 식단은 세계적인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볼 땐 식단의 다원화도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경우 식단에서 밀과 감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코우리는 "이는 이전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재배했던 다른 많은 농작물들이 점차 재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가들의 수입이 늘면서 육류를 더 많이 소비하게 된 것도 이유다. 패스트푸드가 풍부한 도시로의 이주와 다국적 식품회사의 마케팅 등 도 변화의 주요요인이다.
식단의 동질화로 이제껏 지역적으로 중요한 식량 자원이었던 고구마, 얌, 사탕수수, 마카 등의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태평양 섬 주민들은 필요한 지방의 원천인 코코넛을 덜 먹게 됐고 동남아시아의 사람들도 쌀에서 얻는 칼로리를 점차 줄이고 있다.
연구진들은 밀과 쌀 감자 등으로 집중되는 식단이 위험하다며 세계인의 식탁에서 외면 받고 있는 호밀, 얌, 카사바 같은 농작물의 보존이 시급하고, 식량 안전을 위한 식단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또 모든 농작물에서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우리는 "유전적 집중은 장래에 해충과 질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1840년대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이나. 1970년대 초 미국의 남부 옥수수 잎마름병 사태 등이 하나의 농작물에만 의존했을 때의 위험성을 일러준다"고 말했다.
더블린 기술연구소 존 커니는 건강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사람들의 식단을 바꾸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북유럽의 일부 사람들은 더 많은 과일과 채소을 먹고 육류를 줄이는 지중해식 건강 식단을 취하고 있고, 반면 남부 유럽사람들은 올리브 오일을 줄이고 육류를 늘이고 있다고 한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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