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몸살을 앓을 가운데 국내 최대 통신사의 홈페이지가 해킹 당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6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KT 홈페이지는 전문 해커 김모(29)씨와 정모(38)씨에 의해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해킹돼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들은 ‘파로스 프로그램’을 이용한 신종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 KT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후 개인정보를 빼냈는데 유출된 개인정보는 휴대전화 개통 및 판매 영업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개발한 해킹 프로그램은 단순하지만 매우 지능적이었다. 홈페이지 이용대금 조회란에 고유숫자 9개를 무작위로 자동 입력시키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많을 때는 하루에 20만~3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1년여 걸쳐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털렸다. 이들이 확보한 개인정보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집주소, 직업, 은행계좌 등이다. 이용대금 조회란을 해킹한 것으로 보면 올레닷컴(www.olleh.com)이 해킹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빼돌려진 개인정보는 휴대전화 개통ㆍ판매 영업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직원을 사칭해 약정기간이 끝나는 가입자에게 걸어 시세보다 싸게 휴대폰을 살 수 있다고 현혹하는 방식이었다. 확보한 개인정보 가운데 500만건은 휴대전화 대리점 3곳에 팔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모, 정모씨 2명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이들과 공모한 텔레마케팅업체 대표 박모(37)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차린 텔레마케팅업체의 세무서 소득신고 내역을 미뤄 1년간 1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서는 이들이 KT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와 증권사의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는 다른 곳에서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홈페이지 해킹 사실이 알려지자 KT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에서 발표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보 유출경위에 대해 경찰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우기자
한국스포츠 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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