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양대 지하철 공사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무인운전(UTO) 도입과 외주, 탄력적 인력운영 등을 통해 2020년까지 1,600억원의 재정효과를 거두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경영혁신보다는 인력을 줄여 적자를 없애겠다는 것이어서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5일 서울시가 30억원을 들여 맥킨지ㆍ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에 의뢰한 재무관리 컨설팅에 따르면 두 지하철공사는 경영혁신 계획으로 무인운전(UTOㆍ열차운행 전 과정이 기관사가 아닌 관제센터 시스템 프로그램으로 운영) 도입을 밝혔다. 시는 5~8호선의 경우 무인운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내년 연구용역을 거쳐 2022년 8호선 시범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면 도입은 2028년 예정이다. 현재 신분당선 등 일부 노선에서는 무인운전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신규채용 축소 등 인력 감축이 전제되기 때문에 노조의 반발이 예상돼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를 염려한 듯 "서울시와 공기업, 노조는 운명 공동체다"라며 "인력감축은 노조의 첨예한 관심사인 만큼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두 공사는 무인운전 도입을 비롯해 안전과 직결되지 않은 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를 외주화하고 시간대별 업무량을 감안한 탄력적 인력 운용 등 운영효율화를 통해 2020년까지 최대 1,626억원의 재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수익증대 방안으로 개별상가 위주로 운영되던 점포를 브랜드 중심으로 개편하고, 구두수선, 세탁, 티켓판매 등 승객편의 사업을 추진하며, 지하철 안내시설물에 역명과 함께 기관이나 업체명을 병기하면서 유상으로 판매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전동차 구매 방식도 현행 독점체제에서 경쟁입찰로 전환하고 서울메트로 소유의 골프연습장 등 비업무용 자산도 매각해 전체적으로 1조8,500억원의 재정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한편 지하철 1~4호선과 5~8호선을 각각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08~2012년까지 매년 약 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왔으며, 컨소시엄이 서울시 5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전망한 재정효과의 78%가 몰려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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