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 출마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출마를 시사하면서 전남지사 경선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박 의원이 경쟁 후보들의 집중 타깃이 되는 등 초반 신경전이 거세다.
박 의원은 4일 전남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여론조사에서 많게는 10%, 적게는 간발의 차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다음주에 거취를 표명하겠다"면서"지도자는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고 밝혀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박 의원이 다음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전남지사 경선은 민주당 이낙연·주승용·김영록 의원과 새정치연합 쪽의 이석형 전 전남 함평군수 등 다자대결 구도가 된다.
그러나 박 의원의 출마 시사 발언에 대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표심 가꾸기에 나섰던 후보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그간 박 의원이 안풍(安風)을 차단하고 민주당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내세웠던 '중진차출론'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이낙연 의원은 5일 "중진차출론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박 의원이 해괴한 논리로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있다"며 "지도자의 말 바꾸기는 국민의 정치불신을 초래하고 지도자의 생명을 갉아먹는다"고 비난했다. 주승용 의원은 박 의원이 기존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촉구했고, 이석형 전 군수도 "출마명분이 사라졌음에도 출마설을 흘리는 것은 전형적인 구태정치며 정치를 사유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거나 "말이 바뀌는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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