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직원이 카드 3사의 고객정보를 유출해 위기에 빠진 개인신용평가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구원투수로 최범수(58ㆍ사진) 신한아이타스 사장이 발탁됐다. 최 사장은 2005년 당시 KCB 설립추진위원장을 맡아 KCB를 출범시킨 1등 공신이다.
KCB는 5일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차기 대표이사 결정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최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대추위는 주주사인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9개 금융회사 출신 비상임이사들로 구성됐다.
금융권에서는 최 사장이 위기에 처한 KCB의 구원투수로 적임자라고 평가한다. KCB 설립추진위원장 당시 연체 등 개인의 불량 신용정보만 공유하던 당시 금융권 관행을 깨고 우량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틀을 마련했다. 각 금융회사들을 주주로 끌어들이고, 또 이들로부터 정보 공유 동의를 받는데도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기여도로만 보자면 KCB 출범 당시 사장직을 맡았어야 했지만 내부 인사가 사장을 맡는 것은 무리라는 시선 때문에 좌절됐다"며 "부사장 자리를 맡은 후에도 당시 김용덕 사장을 도와 KCB의 기틀을 닦는데 적극 앞장섰다"고 말했다.
경영능력도 어느 정도 입증됐다는 평가다. 2007년 KCB 부사장에서 신한금융지주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LG카드와 신한카드 통합작업,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과 SH자산운용 통합작업, 토마토저축은행과 예한별저축은행 인수 등을 연이어 성공했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최 사장은 민간회사뿐 아니라 금융당국에도 인맥이 넓다"며 "정보유출 사태로 당국이나 회원사로부터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도 감안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최 사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부터 시작해 2001년 국민ㆍ주택은행 합병추진위원회 간사를 맡았고 2003년 국민은행 전략기획담당 부행장으로 있다가 2005년 KCB가 설립되면서 부사장을 역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사장은 KCB가 본인이 만든 회사라는 애착이 매우 강하다"며 "산파에서 구원투수로 변신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