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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꽃핀 조선 도자기에 평화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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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꽃핀 조선 도자기에 평화를 담아"

입력
2014.03.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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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직후 조선에서 일본으로 끌려온 도공 심당길의 15대 후손 심수관과 이삼평의 14대 후손 이삼평(일본명 가나가에 삼베에)가 5일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 갤러리에서 '해협을 잇는 도공, 400년의 여행'전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전시회를 가졌다.

이삼평은 일본을 대표하는 도자기 사가현 아리타야키(有田燒)의 창시자로, 심당길은 조선의 가마를 일본에 접목시켜 일본 도자기의 세계화를 주도한 가고시마현 사쓰마야키(薩摩燒)의 창시자이다. 두 가문은 독자적인 도자기 제조 기법으로 일본 최고의 지명도를 갖고 있지만 공동으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심당길 가문에 전해오는 소장품과 일본민예관이 소장한 이삼평 가문 도자기 등 25점과 고문서, 사진설명 등이 공개되고 있고 조선도자기가 일본 도자기에 미친 영향을 비롯, 이삼평과 심당길 가문이 일본 도자기사에 남긴 족적 등에 대한 강연회 등도 마련된다.

심수관은 이날 기자회견서 "초대(심당길)가 일본에 끌려왔을 때는 한과 슬픔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작품을 이해해주고 최고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일본인이 있었기에 400년간 대대로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조선의 도자기 기술이 일본문화와 접목, 세계적인 도자기로 꽃을 피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양국 문화교류차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은 혁신의 축적"이라며 "400년간 지층처럼 쌓은 혁신을 앞으로도 바르게 계승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삼평은 "아리타(사가현)에서는 한동안 아리타야키의 전통계승이 끊어졌으나, 오래된 도자기의 파편들을 토대로 거듭 연구한 끝에 전통을 되살릴 수 있었다"며 "사쓰마야키뿐 아니라 한국의 도공과도 공동으로 기획전을 여는 일이 많아져 양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면 최근 급속히 나빠진 한일관계는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동섭 주일한국문화원장은 "일본 도예사의 발전은 조선 도공의 존재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며 "고향인 한국에서 가져온 도자기의 씨앗을 일본에 뿌려 자손, 이웃과 함께 도자기를 새로운 일본 전통문화로 꽃피운 이들의 발자취와 도자기의 매력을 통해 양국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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