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세력대결로 치달아 '교육의 정치화'에 대한 걱정이 번지고 있다.
5일 충남도선관위에 따르면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에 등록한 후보자는 ▦김지철(62)교육의원 ▦지희순(63) 전 당진교육장 ▦류창기(64) 전 쌍용고교장 ▦양효진(62) 충남교육포럼대표 ▦명노희(54) 교육의원 ▦서만철(59) 전 공주대 총장 등 6명이다.
그러나 이들은 보수와 진보로 갈라서 첨예한 진영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진영대결의 판은 보수에서 펼쳤다.
지난달 24일 발족한 '올바른 충남교육감만들기 추진위원회'는 "3월 말까지 보수 성향의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추진위에는 6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서만철, 양효진, 유창기, 지희순 등 4명이 참여했다.
강동복 추진위 상임대표는 "다수의 보수 후보와 소수의 진보 후보간 경쟁으로 왜곡된 민의가 선거 결과에 반영되고 있다"며 "다수의 지지를 받는 보수 후보가 다른 후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보수의 힘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사실상 진보후보를 낙선시키겠다는 주장은 많은 학부모와 교육, 사회단체의 반발을 불렀다.
직선제 이후 선출된 강복환, 오제직, 김종성 등 전·현직 충남교육감 3명은 모두 보수진영 인사이다. 이들은 뇌물수수나 교육자치법 위반 등 각종 비리로 중도 하차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이 바라는 이번 선거의 화두는 청렴과 도덕성, 교육비전이다.
하지만 이른바 진영대결이 빚어지자 학부모나 교육단체 등은 교육의 본질에 주목하자며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학부모 이모(54)씨는 "학부모가 바라는 교육감은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라며 "비리복마전으로 비쳐지는 충남교육을 바로잡고 교육백년대계를 바로 세우는데 적합한 인물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교조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부패세력척결과 공교육정상화 충남운동본부'도 4일 반박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운동본부는 "교육은 그 어떤 외부세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진행돼야 한다"며 "신성한 교육계를 진보와 보수로 억지 편가르기 하는 단체의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정책 등에 대한 찬반양론은 있을 수 있으나 진보나 보수라는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일화 추진단체에 특정정당에서 활동한 인사가 중심역할을 하고 정치권 고위인사가 배후에 있다는 제보가 있어 향후 우리도 지지자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 관계자는 "예비후보자들이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충남교육을 바로잡겠다는 마음보다 당선을 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진영에 줄을 서고 있다"며 "당선보다 교육의 본질을 더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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