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cruise) 항구가 침체된 강원 동해안 관광산업의 돌파구로 제시됐다.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한ㆍ중ㆍ일ㆍ극동 러시아를 끼고 있는 환동해권이 크루즈 관광의 최적지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2016년까지 299억 원을 들여 속초항에 여객 터미널을 조성하고, 여객부두 2곳을 축조해 7만 톤 급 크루즈의 모항(선박이 출발해서 다시 돌아오는 곳)과 기항(잠시 여객선이 머무는 항구)을 구축할 계획이다.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이곳에서 출발해 북극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크루즈 상품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여행업계의 관심도 크다.
앞서 강원도는 지난 1월 3일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공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원도는 국내외 선사에 지급하는 운항장려금과 손실보조금을 '당근 책'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인 마케팅 전략은 5월 '크루즈ㆍ해운산업 발전전략' 용역보고서를 통해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 여객 시장은 2010년 이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국내를 찾는 관광객이 2020년까지 연간 200명이 넘을 것이란 게 강원도의 전망이다.
특히 크루즈 관광객들은 상류층이 대부분으로 구매력이 큰 편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손이 큰 이들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하기까지도 한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크루즈 관광객 1명이 한국에서 쓴 돈은 998달러(약 105만원)에 달한다. 통상 한국 체류시간이 8~10시간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큰 손'임에 틀림 없다. 여기에 2018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대형 호재도 있다. 강원도가 크루즈 산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편 만이 아니다.
이미 제주와 부산 등이 이미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강원도와 달리 이들 지역에는 대형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거액의 혈세를 들여 동해안에 부두공사가 진행되는 사이 손님을 타 지역에 빼앗길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강원도내에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 쇼핑센터나 전용 카지노도 없다. 관광객을 유치할 배후여건이 매우 취약한 셈이다. 양양공항 사례에서 보듯이 운항보조금이 '밑 빠진 독'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원도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강원 동해안의 지리적 여건이 크루즈 산업을 육성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타 지역과 차별되는 관광상품을 만들고,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등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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