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꿈의 무대가 성대한 막을 올린다.
2014 소치 동계 패럴림픽이 8일 새벽 1시(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쉬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까지 열흘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대회엔 45개국에서 선수 547명, 임원 318명 등 865명의 선수단이 출전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도 선수 27명, 임원 30명 등 57명을 파견해 첫 출전한 1992년 프랑스 티니 대회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선수단을 꾸렸다.
한국은 휠체어컬링, 썰매하키(아이스슬레지하키), 알파인스키 등에서 메달을 노린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과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썰매하키 대표팀은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A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역대 동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2010년 휠체어컬링,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알파인스키 남자부 좌식스키 대회전의 한상민이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사상 첫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서는 주인공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썰매하키 대표팀이 그 주인공이다.
IPC는 5일 이번 대회를 예고하는 특집 기관지에서 한국 대표팀의 포워드 정승환(28ㆍ강원도청)을 썰매하키의 간판으로 꼽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썰매하키 선수’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정승환은 IPC가 패럴림픽 5개 종목, 72개의 세부종목을 통틀어 선정한 20인의 스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승환은 5세 때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2004년 18세의 나이로 썰매하키에 입문했다. 키가 165㎝로 왜소하지만 빠른 스피드와 기술로 상대 수비수를 제압하는 게 특기다. 그는 “상대보다 몸집이 작아 몸싸움에서 밀린다”며 “빠른 움직임으로 단점을 보완하려다가 이런 플레이 스타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승환은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한 뒤 2009년 세계선수권 올스타에 뽑혔다. 그 해 11월에는 IPC 월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으며,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정승환은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8골, 4어시스트, 득점 성공률 38%를 기록해 공격수 부문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한국은 9일 새벽 소치의 샤이바 아레나에서 개최국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경기 입장권은 패럴림픽 썰매하키의 인기와 러시아의 압승을 기대하는 홈 팬 때문에 매진됐다. 정승환은 “멋진 경기를 통해 좋은 성적을 내도록 팀플레이에 주력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이끄는 기수로도 나설 예정이다.
함태수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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