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보안카드만 가지고는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등을 통해서 한번에 500만원, 많아도 1,000만원 이상 이체할 수 없게 된다. 시중은행들이 전자금융 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체한도를 대폭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24일부터 텔레뱅킹 고객의 경우 보안카드 사용 시 1회 1,000만원, 1일 5,000만원이던 이체 한도를 각각 5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한다. 만약 1회 500만원을 이체했다면 다음 날까지 더 이상 이체를 할 수 없다. 상반기 중으로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체한도도 같은 금액으로 줄일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이달 중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 이체한도를 1회 500만원, 1일 1,000만원으로 줄인다. 텔레뱅킹의 경우 1일 이체한도가 기존(5,000만원)보다 10분의 1 수준(500만원)으로 축소된다. 하나은행은 이미 지난해 말 1일 이체한도(보안카드 사용 시)를 1,000만원으로 낮췄으며, 국민은행도 이달 중 한도 축소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체한도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뱅킹이 첫 선을 보인 이후 1회 10억원(개인고객 기준)에 달했으나 이후 전자금융거래가 급증하며 금융사고가 빈번하자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은행들은 한도를 높이고 싶은 고객들에게는 ‘일회용비밀번호(OTP·One Time Password) 생성기’ 이용을 권장한다. OTP생성기는 전자금융을 이용할 때 1회용 비밀번호를 만들어주는 보안장치로, 번호노출 우려가 있는 보안카드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OTP 생성기가 있는 고객에게는 기존 한도 그대로 자금을 이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OTP생성기를 발급받기 위해선 1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OTP 생성기는 건전지를 교환하거나 충전할 수가 없어 보통 3년후 재구입해야 해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보안 강화 비용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OTP 생성기가 현재로선 보안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일부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고액 이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은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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