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여성근로자(여자근로정신대)에 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도는 여자근로정신대 지원 조례를 공포하고도 예산부족과 국가사무 성격이 크다며 2년째 지키지 않아 논란을 빚어왔다. 경기도내 여자근로정신대 지원액은 연간 1억9,360만원에 불과하다.
경기도는 4일 "여자근로정신대 지원조례에 따라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에게 생활보조비로 월 30만원, 진료비(본인부담금 중 월 30만원 이내), 사망 시 장제비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내에 생존하는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는 모두 34명으로 1년 지원액은 1억9,360만원이다.
도는 추가경정예산에서 지원액을 확보하기로 해 빨라야 6ㆍ4지방선거 이후인 7월은 돼야 지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해당 조례는 2012년 11월 제정돼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해야 했지만 도는 지금껏 시행을 미뤄왔다.
김문수 지사는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여자근로정신대 지원은 국가가 할 일이지 지방이 할 일이 아니다"면서 "일제강점기 남성 피해자와 국내외 피해자 등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조례 이행을 거부해 왔다.
또 일제강점기 징용 등의 피해를 입은 남성이 3,500명 가량으로 이들까지 지원하면 200억원여의 예산이 필요해 재정난을 감안하면 어렵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관계자는 "경기지역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데 한해 2억원이면 충분하며 같은 내용의 조례를 시행하는 광주 전남의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전혀 제기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해 왔다.
급기야 경기지역 피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5명은 "조례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의무 불이행에 해당한다"며 김 지사를 상대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지난 1월 21일 청구했다.
도 관계자는 "정부에 여자근로정신대 국비 지원을 건의했지만, 지원이 불투명한데다 최근 어느 정도 도의 재정난이 해소돼 도비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광주가 관련 조례를 처음 제정해 시행에 들어간 이후 같은 해 경기도, 2013년 전남과 서울이 지원조례를 잇따라 제정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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