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끼리 파벌을 나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서울대 성악과가 학과의 모든 업무에 관한 결재권, 의사결정권을 갖는 학과장에 타 학과인 국악과 교수를 임명하는 전례 없는 인사를 냈다.
서울대는 성악과 학과장이었던 윤현주 교수가 퇴임함에 따라 이지영 국악과 교수를 임시 학과장으로 임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교수의 학과장 임명은 학칙에 따라 김영률 음대 학장이 이 교수를 추천하면서 이뤄졌다. 성악과 학과장은 박모(49) 교수가 맡을 예정이었으나 최근 여제자 성희롱 사건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임명이 무산됐다. 특히 성악과 교수들 사이에 파벌싸움 논란이 일어나는 등 갈등이 심해, 비성악과 교수이지만 음대 부학장으로서 '중재'가 가능한 이 교수를 임시 학과장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성악과의 파벌싸움은 2013년 2월 퇴임한 박세원 교수의 후임 교수 공채에 최종 후보로 선정된 테너 신모(41)씨를 두고 교수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불거졌다. 교수들은 신씨의 미국 필라델피아성악원(AVA) 아티스트 디플로마 학력을 두고 "해당 학력은 기술자 자격증 수준", "세계적 명문인 오페라 전문학원"이라며 충돌했다. 결국 신씨는 교육경력 미달로 임용 탈락했지만, 이를 놓고도 의혹이 제기되는 등 성악과 교수들의 파벌싸움은 여전한 상태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 교수는 임시 권한대행으로, 정식 학과장 임명을 위한 절차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며 "정식 학과장 임명까지 보직을 맡기로 돼 있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성악과 교수들이 타 학과 소속인 이 교수를 학과장으로 임명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추가로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는 2013년도 2차 교수 공채에서 테너 신씨의 임용 무산과 별도로 베이스 전승현(41)씨를 임용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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