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을 강조한 ‘홍명보호’가 지난해 6월 출범한 지 약 8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가고 있는 대표팀은 그 동안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그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무한 스위칭과 전방 압박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압박이다. 주로 ‘4-2-3-1’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는 대표팀은 포백 앞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워 중원을 두텁게 하고 있다. 원톱 뒤에 배치되는 3명의 미드필더진도 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 차단에 나선다. 나아가 2선 공격수들은 무한 스위칭으로 공격을 풀어간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서 2무1패로 고전했던 대표팀은 10월 브라질전에서 기성용(선덜랜드)이 합류한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한국영(가시와)이 가장 유력하지만 여전히 하대성(베이징), 박종우(광저우 부리) 등에게도 기회는 남아 있다.
▲‘박주영 카드’가 플러스가 될 수 있을까
홍명보호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홍 감독 부임 이후 13경기에서 13골(17실점)에 그쳤다. 그 동안 김동섭(성남),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다양한 선수가 최전방에 나섰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현재 대표팀에는 지난 11월 스위스전부터 김신욱(울산)이 중용되고 있지만 강 팀과의 경기에선 옵션이 다양할수록 유리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왓포드)의 활약상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김신욱이라는 좋은 카드가 있지만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도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그 동안 부진했던 박주영이 홍 감독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 부족한 측면 수비
끊임 없는 오버래핑을 강조하는 대표팀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으로 꼽히는 것이 좌우 풀백이다. 왼쪽 풀백으로 윤석영(QPR), 박주호(마인츠), 김진수(니가타)가 치열한 경쟁을 펼쳐 최근에는 김진수가 조금 앞서가는 모양새다. 오른쪽 풀백은 이용(울산) 외에 김창수(가시와), 박진포(성남) 등이 있지만 차두리(서울), 황석호(산프레체)가 부상으로 낙마해 아직까지 불안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측면 수비의 경우 상대가 직선적으로 밀고 올라올 때는 괜찮지만 방향 전환이 빠르고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을 상대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이 점을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H조의 ‘벨기에 특급’ 에당 아자르(첼시)나 알제리의 야친 브라히미(그라나다) 등 테크닉이 좋은 선수들을 경계해야 한다.
이제 남은 100일의 시간 동안 홍명보호가 어느 정도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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