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지만 승리를 거둔다면 금상첨화다. 브라질 월드컵을 100일 남겨둔 ‘홍명보호’가 ‘신화의 도시’ 아테네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신화를 위한 축포를 쏘아 올린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그리스를 상대로 A매치를 치른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승1무로 앞서 있다.
이번 평가전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는 러시아와 벨기에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은 공격력과 체격조건이 뛰어난 유럽 팀을 상대로 경기력을 점검한다. 또 홍 감독은 그리스전 결과를 토대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설 23명의 최종 엔트리에 대한 구상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논란맨’ 박주영, 그리스전 추억 살릴까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박주영(29ㆍ왓퍼드)이다. 그는 경기력 논란 끝에 발탁이 됐다. 13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이 화끈한 골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지가 궁금하다.
박주영은 한국 축구의 계보를 잇는 대형 스트라이커다. 2011~12시즌 아스널 입단 이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지만 그의 관록은 무시할 수 없다. 홍 감독도 박주영이 공격진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박주영은 이번 그리스 평가전에 나선 23명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 득점(23골)을 기록하고 있다. 박주영은 2006년 LG컵 4개국 토너먼트 그리스전에서 동점 헤딩골을 뽑아낸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박주영은 4일 그리스 아테네의 파니오니오스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대표팀의 첫 훈련에 참가한 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대부분 아는 선수라서 특별히 어색한 것은 없다. 첫 훈련을 시작한 만큼 코칭스태프의 생각에 잘 맞추겠다”며 “경기 감각은 부족하겠지만 그것이 변명거리는 되지 않는다.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해
홍명보호는 지난해 7월 출항한 이후 총 13경기를 치러 4승3무6패를 거뒀다. 득점(13골)보다 실점(17실점)이 많았고, 무실점으로 이긴 경기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미국 전지훈련 중 가진 멕시코(0-4 패), 미국(0-2 패)과의 평가전에서는 득점 없이 무려 6골을 내주며 2연패를 당했다.
당시에는 완패의 이유가 있었다. 대표팀의 핵심인 유럽파가 빠지면서 경기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리스전은 다르다. 이번 평가전에는 사실상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선수들이 모두 선발됐다. 경기 내용과 결과가 나쁘다면 ‘홍명보호’에 비난이 쏟아질 것은 뻔한 일이다. 대표팀 선수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주전 골키퍼는
이번 그리스전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골키퍼 경쟁이다.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다.
주전 골키퍼는 정성룡(29ㆍ수원)이었다. 하지만 2006년과 2010년 월드컵에서 활약한 정성룡이 최근 흔들리면서 김승규(24ㆍ울산)에게 기회가 왔다. 주전 입성을 눈 앞에 뒀던 김승규는 지난 1월 멕시코전에서 4골을 허용한 뒤 주춤하고 있다.
정성룡은 A매치 58경기의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주전 장갑을 끼겠다는 각오다. 김승규는 A매치 경험이 5경기에 불과하지만 동물적인 감각을 앞세워 역전을 노리고 있다.
홍 감독은 “아직 주전 골키퍼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속내를 숨겼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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