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 선언이 6ㆍ4지방선거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야권이 연대를 넘어 통합신당 카드를 꺼내 들자 비상이 걸린 새누리당은 수도권 승부처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야권에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주자들이 속속 출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 통합신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위협할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어 2012년 대선 이후 1년 반 만에 또다시 여야의 대혈투가 예고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는 3일 경기지사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남경필 의원을 만나 출마를 권유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력 후보에게 출마를 적극 독려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곧이어 지역 순회 경선도 가동시킬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조만간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유정복 안정행정부 장관을 인천시장 선거에 차출하고 원희룡 전 의원을 제주지사 후보로 출마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듭되는 출마 요청과 현재의 정치 상황을 보면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글을 남긴 뒤 이틀 휴가를 냈고 휴가에서 돌아오는 대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야권 주자 가운데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신당 창당 선언 이후 가장 먼저 출마를 확정했다. 새정치연합에서 러브콜을 받고 경기지사와 교육감 선거 사이에서 고민하던 김 교육감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신당 후보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조만간 야권 후보로 출마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 전 장관을 만나 출마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양자대결 구도가 선명해졌다. 야권은 또 충청권에서 현역 단체장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하고, 오 전 장관을 내세워 부산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어서 격전지는 전국 범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이 주장해 온 새정치의 허구를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견고한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세력결집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야가 이처럼 총력전을 전개함에 따라 범보수와 범진보 진영의 극한 대결이 재연될 공산이 커졌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야권이 신당 출범과 함께 무기력 상태에서 벗어나면 대결구도가 팽팽해질 전망"이라며 "양 진영이 지난 대선과 같은 진검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실제 통합신당 창당 선언과 함께 야권 지지율이 회복세로 반전했다는 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디오피니언은 야권 통합 신당이 출범할 경우 7.7%포인트의 시너지 효과를 보탠 34.3%의 지지율로 새누리당(40.0%)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리서치뷰가 2일 오후부터 실시한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율과 통합신당 지지율이 43.3%대 42.1%로 팽팽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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