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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에 맞대응하고 남북접촉서도 밀리지 않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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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에 맞대응하고 남북접촉서도 밀리지 않으려

입력
2014.03.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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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또 다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달 21일과 27일 각 4발을 발사한 데 이어 최근 11일간 무려 미사일 10발째다. 특히 북한은 갈수록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발사하며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어 그 의도가 주목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6시19분쯤 원산 일대에서 북동방향 공해상으로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500㎞가 넘게 날아갔다. 군 당국은 비행거리에 비춰 사거리 500㎞ 이상인 스커드-C, 또는 사거리 700㎞ 이상인 스커드-C 개량형이나 스커드-ER로 추정했다. 앞서 지난달 21일과 27일 발사한 미사일은 각각 150㎞, 220㎞ 날아갔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외형상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겨냥한 맞대응 성격이다. 특정 목표를 타격하는 게 아니라 김정은 체제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저강도 무력시위'다. 한국이나 일본 쪽이 아닌 북동방향 공해상으로 쏜데다 단거리 미사일(사거리 1,300㎞ 이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사일 발사는 북한 군부의 사기를 높이고 내부 체제를 결속하는 효과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미 양국의 훈련기간에 맞춰 단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제한적 충격을 가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거리가 계속 늘어나면서 단순한 맞대응으로만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오히려 한미 양국이 어디까지 인내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센 역풍이 우려되는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보다 낮은 단계에서 적절한 도발수위를 찾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이지만 안보리 소집을 비롯한 더 이상의 추가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사일의 성격과 발사의도, 사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동계훈련용으로 보여 아직은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니 우리 정부도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해빙무드에 접어든 남북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당국간 추가 접촉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에 매달린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산상봉에서 통 큰 양보를 강조한 만큼 추가 회담에서는 다양한 요구를 내놓을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 방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남측에 밀리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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