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 동화면세점 앞. 김주하 NH농협은행장과 허권 노조위원장 등 농협은행 소속 직원 150여명이 이른 아침 출근길에 오른 직장인들에게 화분과 봉선화, 나팔꽃 등의 꽃씨가 담긴 봉투를 나눠주고 있다. 김 행장은 화분을 일일이 나눠주며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고객에게 사랑 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약속도 건넸다. 농협은행은 최근 1억여건의 개인고객 정보 유출 카드사태와 관련, 신뢰를 회복하고 고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1,189개 전국 영업점에서 일제히 봄맞이 꽃씨나눔 행사를 이달 한 달 동안 벌인다.
농협은행은 "개인정보 유출 재발 없다"는 각오로 2016년까지 7,600억원을 투자해 보안 시스템 구축키로 했다. 우선 노후한 서울 양재동 전산센터를 대신하는 통합 정보기술(IT)센터를 경기 의왕시에 2016년까지 건립한다. 2개 동으로 계획된 통합IT센터는 양재동 센터의 4배에 달하는 규모인 지상10층에, 연면적 9만1,570㎡로 마련된다. 자체 전력보급이 가능한 무중단 유지보수시스템으로 구성되며, 농협은행 IT본부가 전담해 센터 관리를 맡는다.
계열사별 전산망 분리도 이뤄졌다. 농협은행과 상호금융(지역 농ㆍ축협 금융사업)의 전산시스템이 2017년까지 완전 분리되며 농협생명ㆍ손해보험의 시스템 개발은 이미 마쳐 이달부터 전산 시스템을 개별화한다.
또 고객정보보호 전담조직인 '정보보안본부'를 다음달 1일 신설, 남승우 전 신한카드 IT본부장을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로 선임했다. 농협은행은 이 밖에도 ▦영업점 내부망, 외부망의 분리 ▦전산기기 복구체계 및 내부 접속통제 시스템 구축 ▦정보보호 구역 통제 등의 분야에 내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보안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최고 수준의 IT인프라와 보안시스템을 갖춰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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