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예가 아닙니다.”
영화 주인공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은 울부짖는다.
노예 수입이 금지된 1841년 뉴욕에선 흑인 납치 사건이 빈번했다. 음악가 노섭은 인신매매돼 루이지애나에서 12년 동안 노예로 살게 된다.
노섭이 노예로 살았던 12년을 영화화한 을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는 최고 영화로 선택했다. 은 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86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색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1853년 발표된 은 솔로몬 노섭의 자전적 소설로 과 함께 노예 해방 운동의 도화선이 된 문학으로 손꼽힌다.
86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영화상은 보수적인 경향을 가져 흑인에게는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덴젤 워싱턴과 할 베리가 남녀 주연상을 탄 적은 있지만 흑인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흑인으로는 처음 오스카 작품상을 거머쥔 스티브 맥퀸 감독은 “이 영화(노예 12년)를 모든 노예와 고통을 받는 사람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팻시 역을 맡았던 루피타 니옹은 여우조연상을 받고 나서 “누군가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저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너무 즐거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브래드 피트 등과 함께 무대에 오른 맥퀸 감독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과 작품상을 놓고 경합했던 와 은 희비가 엇갈렸다.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 등 는 편집상, 촬영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러나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차지했던 은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상을 하나도 받질 못했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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