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 선언에 '선거 야합' '최악의 뒷거래'라는 표현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6ㆍ4 지방선거의 주도권이 야당에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2일 기자 간담회에서 "(신당 합당은) 6ㆍ4 지방선거에서 불리하니 당을 합치는 정치적 깜짝쇼를 연출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유권자들은 냉정한 판단으로 그 대가를 돌려드릴 것"이라고 신당 창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또 "몇 사람의 이해득실에 따라 하루아침에 멀쩡한 제1야당이 문을 닫아도 되는 건지, 또 제1야당이 1인 정당에 흡수가 될 수 있는 건지 당혹스럽다"며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한 데 대해서는 "상향식 공천에는 변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수석 부대표는 "상향식 공천으로 유권자에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공천 혁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일절 내지 않고 야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신당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어디서도 반응을 취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나 새누리당 모두 야권발 정계개편이 당장 6ㆍ4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선언하며 여권의 공약 폐지를 부각하고 있어 선거 구도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력 수정까지 거론하고 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적어도 선거 연대를 한다고 내다봤지만 전격적으로 신당 합당을 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3자 구도보다는 양자 구도로 가면 당이 불리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선거전략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을 비롯한 격전지에서는 중진차출론이 다시 부각될 공산이 커졌다. 남경필 의원이 사실상 경기지사 출마 쪽으로 기운 가운데 인천에서도 황우여 대표나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필승카드가 재차 거세질 수 있다.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당에 위기라는 판단이 든다면 잠잠했던 중진 차출론이 다시 부상할 것이고, 이번만큼은 선당후사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주류의 목소리도 부상하고 있다. 비주류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대선공약대로 여당도 무공천 선언을 해야 한다"면서 "여당만 공천한다는 것은 대선공약을 스스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관리에 주류, 비주류가 대동 단결해야한다"며 비주류 역할론을 언급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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