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전자제품 수리를 전담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들이 노조 파업으로 속속 폐업을 선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제품의 애프터서비스에도 비상이 걸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이천의 삼성이천서비스와 충남 아산의 삼성뉴텍이 3월31일 폐업을 공고했다. 이 업체들은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로, 해당 지역 애프터서비스를 맡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부산 해운대의 광명해운대서비스가 3월8일로 예정된 폐업 공고문을 냈다.
폐업을 한 협력업체들은 노조 파업을 이유로 제시했다. 현재 삼성전자서비스의 전국 109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6,000여명 중 1,500명이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의 삼성전자서비스노조에 가입해 현재 파업을 벌이고 있다.
폐업을 한 협력업체들은 파업에 따른 경영악화와, 중소업체로는 감당하기 힘든 임금 등 지나친 교섭요구안으로 더 이상 경영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광명해운대서비스를 포함한 부산·경남지역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들은 최근 언론에 "노조 요구대로 하면 경력 1년 차에 연봉 5,000만원, 25년차에 연봉 1억원이 넘어가고 만 65세까지 정년을 보장해줘야 해 중소기업으로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호소문을 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압박을 위한 위장폐업"이라며 "삼성전자서비스 정규 기술직 임금의 70%인 3,690만원을 초임으로 요구했을 뿐 5,000만원 운운하는 건 명백한 과장"이라고 말했다.
파업으로 비상이 걸린 것은 삼성전자다. 애프터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하게 돼 고객관리에 현실적 차질이 생기게 된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가 수리센터를 직접 방문할 경우에는 인근 센터로 안내해야 하고 수리기사들이 방문해야 하는 경우는 전자 본사 직원들이 직접 나가야 할 판"이라며 "그만큼 나머지 협력업체들에도 일이 늘어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전체적 신뢰도에도 큰 흠집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애프터서비스 문제를 삼성전자가 전적으로 떠맡기도 힘든 실정이다. 노조파업 때문에 중소협력업체들이 담당하는 애프터서비스를 삼성전자가 직접 하게 되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등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파업의 조기종결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 40개 협력업체 사장들은 교섭권을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위임한 상황이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실질적 진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