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 비율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조선ㆍ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국내 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총 25조5,000억 원으로 전년 말(18조5,000억 원)에 비해 7조 원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부실채권 비율도 1.77%로 전년 말(1.33%)에 비해 0.44%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한 해 동안 새로 생겨난 국내은행 부실채권은 총 31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24조4,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STX 계열(2조6,000억원), 성동ㆍ대선ㆍSPP조선(3조5,000억원), 쌍용건설(6,000억원), 경남건설ㆍ동양 계열(5,000억원)에서 부실채권이 많이 발생했다. 은행들은 작년에 이중 24조4,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대손상각, 매각 등의 방식으로 정리했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 부실채권비율이 작년 말 2.82%로 전년보다 1.57%포인트 급등한 반면,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0.03%포인트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가계의 부실채권 비율은 0.09%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별로 보면 대기업 부실로 타격을 입은 우리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2012년말 1.66%에서 작년말 2.99%로 폭등했고, 국민은행(1.65%) 하나은행(1.47%) 신한은행(1.16%) 등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은행 건전성 분류 실태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부실로 인식된 채권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정리해 은행 자산 건전화를 유도하겠다"며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출자전환 등 신속한 구조조정을 유도해 기업 재기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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