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는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리조트 측의 과실로 발생했고, 체육관 공사는 설계ㆍ시공ㆍ감리 과정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주경찰서에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경찰 수사본부는 "관계자 100여명을 조사하고 5개 업체를 압수수색한 결과 리조트 측의 잘못과 체육관 부실공사가 명백히 확인됐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및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책임자들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사법처리 대상자는 4, 5명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리조트 측은 지난달 9∼17일 50㎝가 넘는 폭설이 내렸는데도 ㎡당 50㎏의 적설 하중을 견디도록 시공된 체육관 지붕의 눈을 치우지 않았다. 붕괴 당시 적설하중은 ㎡당 114㎏으로 확인됐다. 또 사고 당시 체육관에는 학생 524명과 이벤트사 직원 13명 등 537명이 있었으나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산할 경우 적정 수용한도는 260명선으로 산출돼 수용인원의 2배가 넘는 인원을 리조트 측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관 설계와 관련해 건축법상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도면 및 구조계산서의 안전확인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전혀 확인을 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근무했던 구조기술사는 검토비 명목으로 매월 25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도장을 맡겨 강구조물 제작업체가 임의로 확인 도장을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체육관 보조기둥 바닥판의 앵커볼트를 4개에서 2개로 바꿀 때도 구조기술사와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 단계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상태에서 주기둥과 앵커볼트를 연결한 후 강도가 높은 모르타르를 5㎝ 시공해 단단히 고정해야 함에도, 시멘트로 마감 처리하면서 주기둥 아랫부분과 앵커볼트가 부식되는 등 하부 구조가 부실해졌다. 또 주기둥 등에 기준치에 미달되는 부실자재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감리를 담당한 건축사는 감리일지를 작성하지 않고, 현장의 부실시공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리보고서를 작성했다.
한편 이벤트사는 부산외국어대 총학생회와 체결한 서면계약에서 '공연 중 안전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나 행사진행요원 13명만 배치했을 뿐 별다른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행사진행과는 무관한 건물붕괴 피해 책임을 이벤트사에 물을 수 있는 지 검토 중이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경주=김성웅기자 ks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