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가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순위나 최우수선수(MVP), 신인왕 등 윤곽이 드러나야 하지만 아직도 안개 속이다. 정규리그 우승은 28일 현재 모비스(37승13패)가 한 발짝 앞서있는 반면 MVP와 신인왕 주인공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구도다.
MVP는 양동근(모비스)-김선형(SK)-문태종(LG)-조성민(KT) 4파전 양상이며, 신인왕은 김종규(LG)와 김민구(KCC)로 압축됐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팀 성적이 좋은 선수가 '우승 프리미엄'을 안고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양동근과 김선형, 문태종은 각 팀의 에이스지만 기록적인 부분은 리그 전체 통틀어 그렇게 돋보이지 않는다. 양동근은 평균 10.4점 4.2어시스트, 김선형은 12.1점 4.6어시스트, 문태종은 13.1점 3.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반면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은 평균 14.9점(국내 1위)에 2.1개의 3점포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56개 연속 자유투 성공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경쟁자들에 비해 저조한 팀 성적(5위ㆍ25승25패)이 아쉽다. 역대 17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팀에서 MVP는 14차례 나왔다. 1999~2000 SK 서장훈, 2000~01 LG 조성원, 2005~06 삼성 서장훈이 1위 팀이 아닌데도 MVP를 수상했다.
신인왕 경쟁도 MVP 대결 구도와 마찬가지다. 개인 성적이냐, 팀 성적이냐다. 개인 기록은 김민구가 앞선다. 평균 12.5점(국내 6위) 5리바운드 4.6어시스트(4위) 1.9스틸(1위)로 각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화려한 기술과 과감한 돌파는 김민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김종규는 10.3점 5.8리바운드로 기록만 볼 때 평범하다. 그러나 LG가 강 팀으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김종규의 존재가 컸다. 팀의 최대 약점이던 높이를 채워줄 뿐만 아니라 빠른 공수전환까지 갖췄다. 또 고무줄 같은 탄력으로 내리 꽂는 덩크슛은 단연 돋보인다. 그 동안 특급 신인의 부재로 신인왕은 치열한 경쟁이 없었지만 모처럼 한꺼번에 대형 루키가 등장해 프로농구의 재미를 더했다. MVP와 신인왕은 기자단 투표로 선정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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