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 성향을 드러낸 것일까. 그저 원론적 얘기일 뿐인 걸까.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발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보름 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밝혔던 내용과는 미세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경기에 대한 입장. 그는 "하원 청문회(11일) 이후 발표된 많은 경제지표들이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했다"고 진단한 뒤 "한파와 폭설이 부분적으로 지표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영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기 지표 악화가 경기 둔화의 신호인지, 일시적인 날씨 영향인지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 옐런 의장은 "나와 내 동료들은 향후 몇 주 또는 몇 개월간 미국 경기가 연준의 전망대로 흘러가는지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강한 회복세에 있다던 지금까지 Fed 입장에서 두어 발 물러선 셈이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경제 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테이퍼링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는 기존 Fed 입장을 재차 강조한 수준. 하지만 그는 '테이퍼링 기조가 바뀔 수 있느냐'는 찰스 슈머 상원의원의 질문에 "테이퍼링 계획이 미리 준비된 것은 아니다"며 "경제 전망에 심각한 변화가 있다면 그 강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옐런 의장은 "(그런 손질이 필요한지를) 성급하게 결론 내기를 원치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의 이날 발언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시장 일각에서는 옐런 의장이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놓으면서 그의 비둘기파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표현만 일부 달라졌을 뿐 하원 청문회서의 입장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 데이비드 존스 DMJ어드바이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시장은 옐런이 테이퍼링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에 차 있지만, 본질적으로 옐런은 자산 매입 축소 과정에서 벗어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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