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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아마 바둑의 토양 튼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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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아마 바둑의 토양 튼튼하게"

입력
2014.02.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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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마바둑 유단자들의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인 창구 역할을 담당할 한국유단자바둑연맹이 지난달 27일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서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 출범했다. 초등연맹, 중고연맹, 대학연맹, 여성연맹에 이어 대한바둑협회 산하 다섯 번째 직능단체로 설립된 유단자연맹은 앞으로 전국아마유단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전국체전 및 내셔널리그 출전 선수 발굴, 육성 및 지도자 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동안 편한 마음으로 전국의 바둑 동호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이번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가 원래 무슨 일을 맡으면 건성건성 하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기왕에 시작했으니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치더니 결국 쥐 한 마리 뛰어 나왔다'는 뜻으로 예고만 요란하고 결과는 보잘 것없음을 비유한 말)이라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겠죠."

백정훈 유단자연맹 회장(68 · (주)알룩스 대표)은 지난 10여년 간 사비를 털어 분당기우회장배 전국시니어바둑대회를 개최해왔다. 일반 기우회 차원에서 전국 규모 대회를 여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특히 3년 전부터는 프로와 아마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암대회로 발전시켜 바둑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전북 알룩스팀을 창설, 내셔널리그에 출전시킨 것은 물론 재정상태가 어려운 충남과 분당팀까지 후원하는 등 그동안 아마바둑계를 뒤에서 소리 없이 적극 지원해 지난해 바둑대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경북고와 한양공대를 나와 삼성, 현대, 유공, 효성 등 대기업 임원을 두루 거쳤고 2002년부터 자동차부품업체 알룩스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격의 없이 소탈한 성격으로 전국의 내로라 하는 아마강자들과 끈끈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어 유단자연맹 초대 회장으로 적임자라는 평이다.

소문난 바둑광인 백회장의 하루 일과는 무척 단순하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엔 바둑 둔다.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일과를 마친 후 퇴근길에는 으레 분당 한국기원에 들러 기우들과 수담 한두 판을 나누고서야 집으로 향한다. 바둑이 좋고 친구가 좋으니 소주 한 잔 곁들이는 건 당연하다. 현재 기력은 짱짱한 인터넷 6단, 포석은 다소 발이 느린 듯 하지만 승부 감각이 탁월한 전투형 기풍이라고 한다.

"한국 바둑이 그동안 크게 뻗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다 놓치고 점점 쪼그라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물론 단기간 내에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기초 토양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확실히 해서 바둑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한국기원이 인허한 아마단증 소유자가 6만여 명이지만 우선 이 가운데 전국대회서 선수로 뛸 수 있는 수준의 유단자 현황부터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는 박창규 유단자연맹 창립준비위원의 부연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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