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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이라고 얕보지 마세요" 온라인 매출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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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이라고 얕보지 마세요" 온라인 매출 쑥쑥

입력
2014.02.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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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지은(31)씨는 아침마다 갈아서 마실 사과를 온라인몰에서 주문한다. 집 근처 마트에서는 사과 6개묶음이 1만원 안팎인데 온라인몰에서는 이른바 'B급 상품'을 주문하면 10㎏짜리 박스 사과를 1만9,000원에 살 수 있다.

B급 사과를 주문하는 요령은 바로 검색이다. 김씨는 '기스사과', '흠집사과'와 같은 단어로 검색해 원하는 상품을 찾아낸다. 김씨는 "약간 흠집은 있지만 어차피 주스로 마시는 데다 맛과 신선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데도 값은 저렴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B급 상품은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가 상품을 거래하는 오픈마켓에서 주로 구입할 수 있다. 농수산물 재배농가나 판매업체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상품 크기나 모양, 흠집 때문에 납품하지는 못하지만 먹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품들을 직접 온라인에 저렴한 가격으로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

모양이 B급 이지 맛이나 품질이 B급은 아니라는 게 판매업자들의 주장. 때문에 B급 상품만 골라 구매하는 알뜰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얼마 전만해도 오픈마켓에서 B급 상품을 검색할 경우 주로 '못난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B급 상품도 훨씬 세부화되면서 '마른기스', '파품', '장족' 등 산지와 도매시장에서 쓰이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오픈마켓인 옥션에서는 지난 해 못난이 토마토, 흠집 난 사과 등 B급 상품 판매량이 전년보다 20%나 늘었다. 옥션 관계자는 "가격이 30~50%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고객들의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라며 "종류가 늘어나다 보니 검색을 편하게 위한 용어들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못난이'는 맛은 일반 상품과 비슷하지만 모양이 예쁘지 않은 상품으로 토마토, 고구마에 주로 많이 사용된다.

'꼬마'는 맛은 그대로지만 알이 작아 상품으로 팔기 어려운 것으로 전복, 한라봉 등 고급 농수산물에 많이 쓰인다. 실제 크기가 작아 헐값에 도매상에 넘겨지던 꼬마 전복은 옥션에서 '라면용 전복'으로 탈바꿈한 이후 인기를 끌며 현재 20여개 업체가 판매 중이다. 알 크기가 일반 한라봉의 40~50%수준인 꼬마 한라봉은 지난 설 행사 때 수천개 박스가 판매되기도 했다.

B급 사과와 배에는'흠집', '기스', '마른기스', '흠과'등 표현이 사용되는데 재배나 출하과정에서 약간의 흠집이 생기거나 꼭지 갈라짐이 있는 상품으로 대형마트나 백화점 납품에 제외되지만 역시 먹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최근에는 다리가 몇 개 떨어진 오징어나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건어물을 뜻하는 '파지'나'파품', 긴 오징어 다리를 모아 놓은 '장족', 오징어와 문어다리만 모아 판매하는 '자투리' 등 검색어도 새롭게 등장했다. '싸래기'나 '싸라기'는 깨진 쌀을 의미하며 주로 떡 만들 때 사용되는데 옥션에서 지난 해부터 싸래기 쌀은 20㎏에 2만원대로 일반 쌀보다 30%가량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옥션에서 파품오징어 등을 판매하고 있는 '미락푸드' 이연범(43)사장은 "비록 못 생기긴 했지만 잡는 과정에서 흠집이 나거나 작업 도중에 상처가 난 것일 뿐 품질에 전혀 이상이 없다"며 "특히 20대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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