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자녀 1명에게 들이는 월 평균 사교육비가 4년 만에 다시 올랐다. 초등학생 사교육비가 크게 증가한 탓인데, 입시 부담이 초등학교까지 내려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6월과 9월 전국 초ㆍ중ㆍ고 학부모와 학생 7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2013년 사교육비ㆍ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3만9,000원으로 2012년(23만6,000원)보다 1.3% 올랐다. 그 중에서도 초등학생의 월 사교육비가 23만2,000원으로 2012년 21만9,000원에 비해 5.9%나 뛰었다.
초등학생의 월 사교육비 증가액은 예체능보다 일반교과에 몰려있다. 특히 논술이 9,000원으로 가장 증가폭(12.5%)이 높았고, 수학이 4만5,000원으로 7.1%, 영어는 7만8,000원으로 5.4% 상승했다. 반면 중학생과 고등학생(일반고 기준)의 1인당 월 사교육비는 각각 26만7,000원, 26만2,000원으로 전년의 27만6,000원, 26만5,000원 보다 3.3%, 1.1% 줄었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사교육비 증가율이 초등학교의 대입 관련 과목의 사교육비에 몰려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대입뿐 아니라 고입이 치열해지면서 사립초교에 보내지 못한 공립초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사교육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 수준은 중학생(26만7,000원), 고등학생(26만2,000원), 초등학생(23만2,000원) 순이었다.
사교육비에 들어간 총 비용만 따지면 지난해 사교육비 규모는 18조5,960억원으로 전년보다 4,435억원(2.3%) 줄었으나, 전체 초ㆍ중ㆍ고 학생이 매년 25만명 안팎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여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오히려 사교육비 산정에서 빠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참여비용과 EBS 교재구입비, 어학연수 비용까지 합하면 1인당 교육비는 더 많이 증가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정의당 의원실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ㆍ중ㆍ고 방과후학교 참여비용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400억원이 증가했다. 1인당 참여비도 전년의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많아졌다. EBS 교재비와 어학연수비 총액도 각각 1,800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5,200억원에서 5,900억원으로 상승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도입해 이미 부작용이 드러난 국제중,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를 박근혜 정부에서도 존속시킨다면 이런 국민의 교육비 부담은 앞으로도 막중해질 것"이라며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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