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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28일] 재앙 수준의 미세먼지, 정부 대책 너무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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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28일] 재앙 수준의 미세먼지, 정부 대책 너무 더디다

입력
2014.02.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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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 이래 최장ㆍ최악의 미세먼지가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일주일이 넘도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해 고기압을 타고 중국 등으로부터 유입된 미세먼지가 대기가 안정되면서 좀체 한반도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어제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PM10)는 오전 기준으로 102㎍/㎥를 기록, 하루 종일 '나쁨'(일평균 121∼200㎍/㎥) 수준이었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1일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농도인 54㎍/㎥를 뛰어넘기 시작해 23일에는 102㎍/㎥, 24일 155㎍/㎥, 25일 162㎍/㎥, 26일 133㎍/㎥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전국 병원에는 기관지나 호흡기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었고, 약국에서는 마스크나 구강청결제 등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렇듯 미세먼지 오염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재앙이 되고 있다.

정부의 대책 마련은 더디기만 하다. 환경부는 어제 베이징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량 자료를 중국 측으로부터 제공받기로 했으며, 미세먼지의 예보 모델도 양국이 공동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예보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이마저도 4월 이후 관계 장관의 협의를 거쳐야 진행된다. 영원한 불청객인 황사까지 감안하면 이번 봄철 내내 대기 재앙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단순히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대책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근본적으로 중국과의 환경협력 강화를 통해 미세먼지의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 황사를 줄이기 위해 발원지인 고비사막에 나무를 심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예도 있으니 차제에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의 절반 정도는 국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장기적으로 차량 배출가스를 줄이고 건설현장이나 사업장에서 친환경 설비를 갖추도록 독려해야 한다.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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