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저도 같은 일을 당했을 수 있잖아요. 정말 비참하고 슬퍼요. 앞으로도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에 관심을 가질 거예요."(중학교 3학년 박예은양)
3·1절을 이틀 앞둔 2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지지 않는 꽃'이 전시되고 있는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 1층 로비. 위안부로 동원돼 갖은 고초를 겪는 소녀의 일대기를 담은 '나비의 꿈', 소녀상을 모티브로 그린 '꽃반지' 등 19점의 작품들 앞에서 관람객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두 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이인숙(42)씨는 "아이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재는 알지만 당시 실상은 잘 몰라 우리 역사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기 전에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딸들을 데리고 수요집회에도 참석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빼곡하게 붙었다. 봄 방학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전시장에 온 초등학교 3학년 남다인양은 "할머니들 꽃처럼 예뻐지고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벽면 아래에 떨어지지 않게 꼭 붙였다.
이 벽에는 국내 관람객뿐 아니라 프랑스 등 해외 관람객들의 응원 메시지도 함께 붙어 있다. 지지 않는 꽃 기획전이 프랑스 앙굴렘에서 전시될 당시 붙여진 메시지들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평일에 500여명, 주말에는 1,000여명의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고 있다"며 "작품 해설을 듣고 위안부 할머니 문제들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하는 관람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기획전은 다음달부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대문형무소, 인천근대문학관 등에서도 열린다. 앙코르 순회전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원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사본이 전시된다.
기획전 총괄 기획을 맡은 김병수 목원대 만화애니메이션과 교수는 "위안부 피해에 대해 일본이 입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할머니들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우리 국민들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위안부 피해 사태 해결을 하는데 국민들이 힘을 모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부천=글·사진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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