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SK 간판 투수들의 보직이 확정됐다. 김광현(26)은 선발, 박희수(31)는 마무리로 정해졌다. 결국 지난해 보직 그대로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2월 스프링캠프까지 김광현의 마무리 전환 여부를 두고 찬반논쟁이 일었지만 보직 결정의 열쇠였던 박희수가 구위 회복을 알리며 종지부를 찍었다.
이만수 SK 감독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 경기를 10-4 승리로 장식한 뒤 “중요한 결정을 했다”며 “박희수의 두 번째 실전 피칭을 면밀히 살펴본 후 김광현을 선발, 박희수를 마무리로 쓰겠다”고 밝혔다.
박희수는 9회말 마지막 투수로 나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이다. 이 감독은 “(김)광현이의 마무리 전환설이 나왔던 것은 (박)희수의 부상 우려와 컨디션 저하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희수가 건강하고 베스트 몸 상태였으면 처음부터 나올 수 없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팀의 중책을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선수에게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박희수의 구위를 점검한 결과, 꾸준히 노력한 흔적이 충분히 보였고 구위도 좋았다.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에이스 김광현은 그 동안 보직과 상관 없이 최고의 피칭으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5일 주니치 2군과의 연습 경기에서는 직구 최고 시속 152㎞까지 찍는 등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김광현과 박희수의 보직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고, 그 결과 자신들에게 꼭 맞는 옷을 입게 됐다. 이 감독은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도 훈련에 꾸준히 집중한 광현이와 희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SK는 앞으로 3차례 더 연습 경기를 치른 뒤 다음달 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그리고 하루 휴식을 취하고 5일부터 부산으로 떠나 롯데와 연습 경기를 2차례 펼친 다음 8일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오키나와=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오키나와=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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