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외적인데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오직 경기력으로 러시아를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홍명보(45)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표팀 유니폼 공개행사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전에서 ‘피겨 세리머니’를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최근 폐막된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여왕’ 김연아(24)가 판정 시비 끝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금메달을 내주자 러시아전에서 ‘피겨 세리머니’를 펼쳐 국민들의 분을 풀어줄 뜻이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2002년 김동성 선수가 안톤 오노(미국) 때문에 메달을 못 땄던 기억이 난다. 당시 미국과의 경기에서 오노를 흉내내는 세리머니를 하자고 얘기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억울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축구와 굳이 연결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그쪽에 선수들이 불필요한 정신력을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 월드컵과 피겨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이번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낸 선수들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개개인의 경기력은 떨어지는데도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의 모든 단체 스포츠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장면”이라면서 “우리 선수들도 본선에 나서는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경험과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개인적인 기술을 뛰어넘는 힘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와의 평가전(3월6일 오전 2시)에서 총체적인 전술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모이는 선수들은 지난 6차례 평가전을 통해 우리 팀의 전술적인 움직임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모든 전술을 시험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대표팀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월드컵 참가국 가운데 우리 대표팀 평균 연령이 아래에서 두 번째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도 “선수들이 완숙한 나이는 아니지만 또래보다 매우 많은 것을 경험한 선수들”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분이 우려하고 있지만 젊음을 오히려 우리 팀의 강점으로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은 다 완성했다. 끝나고 어떤 결과를 받을 지는 모르겠지만 후회 없이 월드컵을 준비하고 마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노우래기자
한국스포츠 노우래기자 sporter@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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