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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시위 현장서 피어난 '바리케이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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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시위 현장서 피어난 '바리케이드 사랑'

입력
2014.02.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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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최악의 유혈사태를 낳은 수도 키예프의 시위 현장에서 피어난, 시위대 편에 선 여기자와 이를 저지하던 경찰 사이의 소설 같은 사랑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졌다. 사연의 주인공인 여기자 리디아 판디브(24)와 경찰 안드레이(가명)는 지난해 12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부에 대항한 시위 현장에서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맞닥뜨렸다.

둘의 사랑은 경찰 안드레이가 판디브의 번호를 우연히 들으면서 시작됐다. 판디브는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에게 두 차례 큰 소리로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외쳤다. 이를 바리케이트 뒤에서 안드레이가 엿들었고, 극심한 소란 속에서 번호를 기억한 뒤 이후 그녀에게 연락했다.

그는 문자로 리디아에게 "경찰을 막아서는 용감한 모습에 반했다. 결혼하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문자를 받은 리디아는 낯선 이의 고백에 놀라면서도 그가 잘못된 편에 서 있음을 설득하기 위해 만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사랑에 빠질 거라고 생각지 못했지만, 그와 만나고 대화를 나눈 뒤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작년 말에 처음 보도됐으나 당시 야누코비치 정부의 감시 아래 있었던 지역 언론은 이를 크게 전하지 않았다. 최근 판디브는 인터(Inter)라는 지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연애 사연을 소개하면서 시위에 대한 잘못된 보도를 맹비난하고 희생자들의 사진을 꺼내 들며 각성을 요구했다. 이 방송이 회자되면서 전장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로맨스 스토리가 전 세계로 퍼지게 됐다.

안드레이는 경찰 신분 때문에 정확한 이름과 얼굴은 아직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김연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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