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의 한 일간지가 25일 동성애자 200명의 이름이 담긴 목록을 공개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반대를 무시하고 동성애자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법안에 서명한 다음 날 나온 '마녀사냥'이다. 하지만 명단에는 본인이 동성애자라고 밝히지 않은 사람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우간다 타블로이드신문 '레드 페퍼'는 이날 1면에 '들켰다(EXPOSED)!'는 제목으로 유명인 동성애자 명단과 일부 인사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목록에는 페페 율리안 온지에마 등 인권운동가, 인기 힙합 스타, 가톨릭 신부의 이름도 들어있다. 은퇴한 성공회 성직자를 비롯해 '동성애 동조자'로 분류된 인물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 신문은 어떤 기준과 방법을 통해 명단을 작성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기사에서 200명이라고 했지만 실제 명단에는 61명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인권 단체들은 "명단에 오른 인물 상당수가 폭력 등 2차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하고 일부는 우간다를 떠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한 신문이 동성애 남성 100명을 공개한 뒤 몇 주 만에 동성애 운동가인 데이비드 카토가 살해당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세베니 대통령이 서명한 동성애처벌법에 따르면 동성애로 적발된 초범에게 최고 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고, 상습적인 동성애 또는 청소년이나 장애인을 상대로 한 동성애의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가능하다. 최대 징역 7년까지 받을 수 있는 '동성애 예비음모' '동성애 방조' '동성애 찬양고무'도 신설됐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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