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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진 미세먼지, 더 빗나가는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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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진 미세먼지, 더 빗나가는 예보

입력
2014.02.2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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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 경기 양주시 광적면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333㎍/㎥까지 치솟았다. 서울의 연중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1㎍/㎥, 경기도가 49㎍/㎥인 점을 감안하면 평상시보다 8배가량 높은 수치다. 미세먼지 등급으로 '매우 나쁨(201㎍/㎥ 이상)'에 해당돼 노약자는 실내 생활을 해야하며, 보통 사람들도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날 낮 12시 서울 광진구도 최고 239㎍/㎥까지 올라가는 등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도 오전 9~12시 218~227㎍/㎥를 기록해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이처럼 최악의 미세먼지에 안개까지 겹치면서 이날 오전 김포공항의 항공편 48편이 결항됐고, 인천공항에서도 10편 이상의 항공기가 회항하는 등 한반도의 하늘은 미세먼지로 자욱했다.

22일부터 나흘째 전국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올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횟수가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미세먼지 예보 적중률은 농도가 짙을수록 엇나가 대기질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이날까지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100㎍/㎥ 12시간 이상 지속) 발생 횟수는 벌써 5차례다. 2010년부터 집계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횟수는 2010년, 2011년 각 11회였다가 2012년 3회로 떨어진 뒤 지난해 26회로 가장 많았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 운영하는 환경·기상 통합예보실 장임석 미세먼지팀장은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5,6일 지속될 전망인데 매우 특이한 경우"라며 "지난해 1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다가 단기간에 사라진 것을 고려하면 올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횟수는 지난해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도 "중국의 황사발원지가 계속 건조한 상태여서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은 봄철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횟수가 급증한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중국의 스모그 현상이 빈번해져 미세먼지가 많이 축적됐고, 봄철에 나타나는 이동성 고기압이 이례적으로 서해상에 머물면서 중국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대거 유입됐다. 베이징 톈진 등 중국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시계방향으로 부는 고기압의 바람을 타고 국내로 들어온 것이다.

반기성 센터장은 "한반도의 대기상태가 매우 안정적이어서 중국에서 유입되거나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확산되지 않은 것도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연간 조기사망자는 1만1,127명, 사회적 비용은 12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미세먼지에 대한 폐질환자와 노약자의 대비가 필요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심할수록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이 환경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약간 나쁨(81~120㎍/㎥) 이상'인 날은 63일이었지만 21일만 적중해 예보적중률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임석 팀장은 "중국의 미세먼지 실시간 배출량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6일에도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강원ㆍ충청권은 '약간 나쁨'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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