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들에게 명절 때 받은 세뱃돈이 얼마 남았는지 물었더니 벌써 다 썼다고 합니다. 고학년이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맡겼는데 후회막급이네요. 아이들 경제 교육 어떻게 시키면 좋을까요?
A: 아이들은 필요한 것을 부모가 바로 바로 채워주기 때문에 돈과 물질의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아무런 노력 없이 필요한 것을 계속 얻게 된다면 나이가 들어도 경제관념이 생기지 않습니다. 자녀가 제대로 모으고, 쓰고, 나누도록 가르쳐 봅시다.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에게 저축은 가르쳐도 투자는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밥풀 앱'으로 유명한 이민희 대표의 페이스북에서 인상적인 글을 읽었습니다. 이 대표가 대학생 때 저소득층 멘토링 봉사와 타워팰리스 과외를 했었는데, 설이 지나고 아이들이 세뱃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멘토링 봉사 대상인 저소득층 중2 그룹은 세뱃돈으로 무엇을 살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반면, 타워팰리스에 사는 초등 5학년 아이들은 그 돈을 어떻게 불릴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생활환경에 따라 경제관념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저축과 마찬가지로 투자의 개념도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축과 투자를 가장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자녀의 첫 통장을 개설할 때 저축성 원화 통장과 외화 통장을 함께 만드는 것입니다. 외화 통장은 저축의 의미뿐만 아니라 환차익을 통해 투자의 의미를 배우고, 거시 경제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축 계획을 세울 때에도 소비와 투자 계획을 같이 세웁니다. 가정에서 올바른 경제교육이 이뤄지면 아이들은 책이 아닌 체험으로써 돈의 가치를 바로 알고, 제대로 쓰는 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그리고 평소 자녀와 함께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돈의 흐름, 소비, 지출, 투자의 의미를 배울 수 있게 도와주면 좋습니다.
노력 없이 얻는 것은 아무리 가치 있다 하더라도 쉽게 사라지게 됩니다. 존경 받는 부자들은 열심히 일해서 재산을 모으고, 유지하고, 투자하고 그리고 나누는 것에 동일한 가치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소소한 심부름이나 할 일을 부여하고 돈의 가치와 노력의 대가를 체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봉사활동이나 기부 역시 경제활동의 일부임을 알려주도록 합니다.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을 누리는 즐거움만큼, 나누는 기쁨 또한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돈의 가치와 경제의 흐름을 배워가면서 아이들은 현재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고 더불어 사는 나눔의 가치도 깨닫게 됩니다.
최문영 비상교육 맘앤톡(www.momntalk.com)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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