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이 좌하귀를 1로 밀고 들어가자 목진석이 2부터 12까지 흑 한 점을 잡고 확실히 살아둔 건 당연하다. 이어서 흑이 좌상귀 17, 19를 두자 백이 얼른 24로 뛰어 들어갔고 이후 25부터 31까지도 거의 필연적인 진행이다.
22가 기민한 선수 활용이다. 당시 검토실에서는 흑이 1로 반발하면 어떻게 되나 하고 여러 가지 변화도를 그려 봤는데 2로 붙이는 게 좋은 수여서 백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최철한도 역시 같은 생각인 듯 고분고분 23으로 받았으니 결국 이 교환은 백이 약간 이득을 본 셈이다.
33으로는 1로 우변을 지키는 것도 무척 크지만 2를 당하면 중앙이 다 지워지므로 어느 쪽이 확실히 더 낫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최철한과 목진석 둘 다 매우 전투적인 기풍의 소유자들이어서 틀림없이 흥미진진한 싸움바둑이 전개될 것으로 잔뜩 기대했는데 뜻밖에 두 선수가 차분하게 집차지 바둑으로 일관해서 조금 싱거운 느낌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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