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가구가 번 돈을 한 푼도 안 쓰면서 약 5년8개월을 모아야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1년6개월 이상 더 늘어난 셈이다. 전세가율이 80~90%로 치솟은 지역이 속출하고, 77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린 서울 전셋값 고공행진의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부동산114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 707만여 가구의 전세금과 통계청의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기준) 소득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24일 밝혔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이 도시 근로자 가구의 5.7년치 소득과 맞먹었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은 4.1년치, 전국은 3.3년치의 소득에 해당됐다. 소득 대비 전세금 부담이 모두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이다.
서울은 지난해 말 평균 전세가격이 3억1,265만원으로,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 연간 소득(5,527만원)의 5.66배에 달했다. 소득에 대한 서울 시내 아파트의 전세가 배율(PIR)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큰 2008년에는 4.12배에 그쳤으나 2011년 5.28배까지 상승하다가 2012년 5.15배로 다소 완화된 뒤 지난해 다시 급등했다.
이는 전세금 상승폭이 소득 증가세보다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서울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는 1년 전(2억7,767만원)보다 12.6%나 올랐다. 2004년 말(1억5,432만원)의 전세가는 현재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추세를 보여 지난해 소득 대비 전세금 배율은 수도권이 4.05배, 전국이 3.25배다.
서울 시내 주요 구별로는 서초 9.74배, 강남 9.08배, 송파 7.84배, 용산 7.71배 등 순으로 높았고 그나마 평균 전세가가 낮은 지역인 노원(3.43배), 도봉(3.47배) 등도 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수요가 많은 공급 면적 99∼132㎡미만(30평형대) 크기 아파트는 서울이 5.87배, 수도권이 4.35배, 전국이 3.63배였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의 최성헌 차장은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공급물량이 부족해 전세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더 도시 근로자의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운기자
한국스포츠 정용운기자 sadzo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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