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마약왕'으로 불리는 멕시코의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56ㆍ사진)이 탈옥 13년 만에 붙잡혔다.
미국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22일(현지 시간) 구주만을 체포해 멕시코 교소도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어로 키가 작은 사람을 뜻하는 '엘 차포' 라는 별명이 붙은 구즈만이 이끄는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마약을 불법으로 공급해온 세계 최대 조직. 미 당국은 13년간 추적한 끝에 이날 멕시코 해병대가 태평양 연안인 마자틀란 리조트에서 구즈만을 마약 거래 등 수십 건의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수갑을 찬 그의 모습(사진)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CNN 등 미 언론은 구즈만을 체포한 것이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것에 버금가는 일대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연간 엄청난 양의 마약을 거래하면서 멕시코에'마약 왕국'을 건설한 구즈만은 이전에도 붙잡힌 적이 있으나 2001년 1월 미국으로 범죄인 신병 인도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 세탁물 바구니에 숨어 탈옥했다.
마리화나와 코카인 등을 미국 등 전 세계에 퍼트려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추정되는 구즈만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포함되기도 했다. 또 미국 가수인 구찌 메인은 자신의 노래에 "백만장자인 엘 차포처럼 되고 싶다"는 가사를 쓰기도 했다.
CNN은 "범죄의 전설로 여겨지던 구즈만의 도피가 여기서 끝났다"며 "이번 체포로 전 세계 범죄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구즈만 체포는 멕시코와 미국 국민의 이정표적인 성과이자 승리"라며 "구즈만의 범죄 활동으로 인해 전 세계 수백 만 명이 마약 중독, 폭력, 부패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삶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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