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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많다고 영화 흥행? 댓글의 진정성이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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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많다고 영화 흥행? 댓글의 진정성이 가늠자!

입력
2014.02.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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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입소문의 대표 주자는 댓글이다. 기업들은 댓글이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를 마케팅이나 매출 향상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마케팅 기법만으로는 댓글의 체계적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할 돌파구로 '예측공학'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마케팅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마케팅 연구'가 댓글의 효과를 공학적으로 측정해 영화 수요를 예측한 논문을 2월호에 싣는다.

대개 극장은 영화 개봉 후 1, 2주 안에 계속 상영 여부를 판단한다. 아직은 관객이 적어도 흥행 조짐이 있으면 상영 기간을 연장할 것이고 볼 사람은 다 봤을 것이라고 판단하면 영화를 교체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향후 흥행 가능성이다.

관계자들은 정확한 예측을 위해 영화 개봉 전후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주목하는데 그 중 가장 신경 쓰는 것이 평점과 댓글이다. 평점은 전문가나 관객들이 작품성과 흥미, 만족도 등을 토대로 매긴 점수고 댓글은 영화를 본 뒤 느낌을 적은 온라인상의 기록이다.

지금까지는 평점이 높을수록, 댓글이 많을수록 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그러나 동아대 경영학과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이제 댓글의 수뿐 아니라 진정성까지 고려해야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2012년 2월부터 4월까지 개봉 영화 13편의 관객 수, 평점, 댓글을 모았다. 연구팀은 영화의 평점 평균을 계산하고 총 6만8,000여개의 댓글을 정리해 진정성의 의심 정도를 판별했다. 의심의 기준은 댓글에 등장하는 표현이었다. 돈 받고 고용된 사람이 쓴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알바' '아르바이트', 인위적으로 만든 내용으로 추정되는 '조작' '거짓말' '뻥' 등의 단어가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계산해 '댓글 동의 정도'로 수치화한 것이다. 가령 댓글이 10개 달린 날 그 중 1개에서 이런 단어가 발견됐다면 이 날의 댓글 동의 정도는 0.9로 설정했다.

연구팀은 신상품의 확산 방식을 통계적으로 측정하는 공식(바스 확산 모형)을 영화 연구에 맞게 고친 다음 날짜별 관객 수와 평점, 댓글 수, 댓글 동의 정도 등의 데이터를 적용하고 최종 누적 관객 수를 넣어 총 몇 명이 영화를 관람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수식을 만들었다.

수식 개발 과정에서 영화 13편과 관련한 온라인 입소문의 영향은 크게 3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다. '건축학 개론' '배틀쉽' '간기남' '언터쳐블: 1%의 우정'은 댓글 수와 평점만이 영화의 관객 동원력에 통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은교'와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은 댓글 수, 평점 외에 댓글 동의 정도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은교'는 댓글에서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며 관객 동원력에 댓글 동의 정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와의 전쟁' '화차' '존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러브픽션' '타이탄의 분노'는 댓글 수와 평점, 댓글 동의 정도 모두 총 관객 수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온라인 입소문이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연구를 주도한 차경천, 윤성욱 동아대 교수는 "영화 산업계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화 관련 이슈를 만들고 온라인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도록 유도하면 무조건 흥행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댓글 수나 평점 등이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온라인 입소문의 양보다 진정성이 영화 흥행에 중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소개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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