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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수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면박 당한 안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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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수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면박 당한 안현수

입력
2014.02.2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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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싸움은 있었지만 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마음 편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나라를 찾았고, 저를 믿어준 곳이 러시아였다.”

8년 만에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3관왕, 새로운 역사를 쓴 안현수(29ㆍ빅토르 안)가 자신의 러시아 귀화 논란에 대해 ‘최종’ 마침표를 찍었다.

안현수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낸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안현수는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금 3개(남자 1,000m, 500m, 5,000m 계주), 동 1개(1,500m)를 따냈다. 안현수는 앞서 다른 메달리스트와 함께 각국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한국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러시아 빙상연맹에서 안현수에게 별도의 인터뷰 시간을 할애해줘,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에서는 무릎 부상 때문에 도저히 운동을 계속하기 힘들었다. 마침 계약 기간이 끝나는 해, 성남시청 소속팀도 해체된 마당에 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에이전트로 활동하시는 작은 아버지가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회장에게 저의 사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고, 이를 러시아측이 수용해 귀화 논의가 급 물살을 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현수는 “처음부터 귀화를 목적으로 러시아 측 의사를 타진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안현수는 “저의 무릎부상 상태를 찍은 사진을 러시아 빙상연맹측에 보냈는데, 러시아 의료진들도 ‘이런 선수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라며 오히려 크라프초프 연맹회장에게 면박을 줄 정도였다고 하더라. 하지만 크라프초프 회장이 ‘재활을 한번 해보자’고 제안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안현수는 2008년 무릎 부상으로 1년간 4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후유증으로 2010 밴쿠버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 나갔지만 탈락했다. 안현수는 “당시 한 달밖에 운동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어떤 특혜를 바라지도 않았다.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다”라며 “대표팀 탈락에 대해선 서운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저의 망가진 무릎을 보고 러시아연맹에서는 믿음을 보내줬지만, 한국에서는 (믿음이)전혀 없었다”며 운동을 할 수 있게 장을 만들어준 러시아측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특히 “올림픽에 다시 한번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러시아에 온 것은 마음 편히 운동을 하고 싶어서다. 지금도 귀화결정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현수는 “러시아에 안착한 후 1,2년은 매우 힘들었다. 나를 믿어준 나라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함이 앞섰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한국의 후배들에게도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제 성적이 한국 선수들과 맞물려 보도되는 게 올림픽 내내 힘들었다”면서 “4년 동안 힘든 훈련을 한 선수가 무슨 죄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는 “선수들 각자에게 맞는 훈련방법이 따로 있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부친 안기원(57)씨에 대해서도 그는 “저를 둘러싼 이야기가 아버지의 입을 통해 부풀려져서 언론에 보도돼, 많이 당황스러웠다. 크고 작은 의견 충돌도 많았지만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로 알려진 우나리(30)씨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결혼식만 안 올린 부부 관계”라고 밝혔다.

한편 안현수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은 “밴쿠버 올림픽에서 러시아 쇼트트랙은 24위였다. 소치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을 러시아 국영TV 채널1로 생중계할 만큼 최고 인기종목으로 이끈 것은 안현수의 공이다. 안현수가 앞으로 감독으로서도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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