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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사상 첫 은메달 한국 빙속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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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사상 첫 은메달 한국 빙속 새 역사

입력
2014.02.2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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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은메달이지만 김연아(24)의 그것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였다. 태극기를 두르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선수들의 표정은 그 어떤 금메달보다 달콤해 보였다.

이승훈(26ㆍ대한항공)이 이끄는 빙속 대표팀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올림픽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훈과 주형준(23ㆍ한국체대), 김철민(22ㆍ한국체대)으로 구성된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결승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러시아, 캐나다를 차례로 제치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400m 트랙 8바퀴를 돌며 상대를 뒤쫓는 결승전에서 3분40초85로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 3분37초71의 올림픽 기록을 세운 네덜란드에 뒤졌다. 세계 최강 네덜란드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한국이 이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한 건 동계 올림픽 사상 최초다.

맏형인 이승훈은 4년 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장거리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이번에도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며 개인 종목에서 노 메달에 그친 아쉬움까지 후련하게 씻어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팀추월에서 한국이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것은 이승훈이 등장한 2010 밴쿠버대회였다. 당시 한국은 남녀 모두 첫 경기에서 탈락해 남자부 5위, 여자부 8위에 올랐다.

이번에도 이승훈이라는 에이스 외에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던 한국은 준준결승에서 홈팀 러시아를 제압한 뒤 준결승에선 캐나다에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미 기대 이상의 목표를 달성한 한국은 부담 없이 나선 결승에서도 중반까지 네덜란드와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이승훈이 홀로 책임지다시피 해야 하는 한국이 3명의 기량이 고른 네덜란드를 잡는 건 역부족이었다.

은메달의 일등공신인 이승훈은 “밴쿠버 대회 이후 4년 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이번 대회도 힘들었는데 후배들과 함께 메달을 따냈다”며 “3명이 같이 이뤄 더 기쁘다”고 비로소 환한 웃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 대회 첫 경기인 5,000m에서 12위에 그친 데 이어 1만m에서는 네덜란드의 독주 속에 4위에 그쳐 마음의 짐을 지고 있었다. 이승훈은 “5,000m에서는 충격적인 성적을 받아 힘들었지만, 팀추월은 잘하고 싶었다. 새로운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 기쁘고 큰 공부를 했다”며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주형준은 “(이)승훈이 형이 5,000m 경기 이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훈련할 때마다 저희를 긍정적으로 잘 이끌어 줬다”며 고마움을 전했고, 막내 김철민도 “지금까지는 저희가 승훈이 형에게 의존하는 면이 있었지만, 평창 올림픽 전까지 개인 실력을 늘려 팀에 더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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