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최고 화제작이다. 두 여배우가 옷을 걸치지 않고 잠자리를 함께 하는 모습을 긴 시간 동안 보여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파격적인 침실 장면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는데 정작 이 영화는 적나라한 노출에 기댄 선정적인 에로영화는 아니다. 사랑이 시작될 때의 설렘, 사랑이 이뤄질 때의 행복, 한 지붕에서 살아가며 서로의 생활 방식을 익혀갈 때의 낯섦, 헤어진 뒤 숙취처럼 마음을 할퀴는 미련 등 사랑이 빚어내는 다양한 감정을 원숙한 솜씨로 전한다. 칸영화제가 황금종려상(대상)으로 완성도를 보증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무삭제 개봉돼 팬들을 환호케 했다.
20일부터 주문형비디오(VOD)로 만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아름다운 영화다. 청춘들의 싱그러움 모습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그 청춘들이 사랑을 맺을 때 온 세포들이 살아있는 듯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극장에서 아직 상영 중인 최신작이다. 20일까지 4만7,062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 찾아 예술영화로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노출에 대한 호기심으로 선택했다가는 후회하기 십상이다. 상영시간도 179분이 된다. 감성이 충만한 멜로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수작이다. 튀니지계 프랑스 감독인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메가폰을 잡았다. '생선 쿠스쿠스'(2007)로 국내 시네필에게 이름을 알렸다. 19세 이상 시청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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