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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기사들 연구 모임 '소소회' 20년 만에 한국기원에 새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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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기사들 연구 모임 '소소회' 20년 만에 한국기원에 새 둥지

입력
2014.02.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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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한국기원 5층 연구생실이 오랜만에 시끌벅적했다. 젊은 기사들의 바둑연구모임인 소소회 정기리그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사진)

소소회는 그동안 기원 근처에 번듯한 자체연구실을 마련해 사용해 왔는데 지난달 문을 닫았다. 대신 연구생리그가 주말에만 열리기 때문에 매주 화, 수요일에는 소소회가 그 방을 빌려 쓰기로 했다는 것.

"소소회 활동이 예전 같지 않아요. 리그전에 참가하는 회원수가 크게 줄었고, 임대료 부담도 만만치 않아서 기원에 의논했더니 연구생실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죠." 지난해부터 소소회장을 맡고 있는 류동완 3단(25)의 설명이다.

젊은 기사들의 연구모임인 소소회는 1988년 허장회, 최규병, 양재호를 중심으로 이창호, 유창혁 등 충암고 출신 기사들이 결성한 충암연구회가 그 뿌리다. 이후 충암연구회의 활발한 공동 연구를 통해 수많은 신수, 신형이 개발됐고 한국 바둑이 오랫동안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1990년대부터 충암고 출신이 아닌 기사들이 늘어나면서 소소회로 이름이 바뀌었고 회원수도 크게 증가, 바둑 연구뿐 아니라 젊은 기사들의 친목 도모와 소통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바둑도장이 대형화하고 개인연구실이 늘어나면서 회원들의 참여 열기가 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게다가 외부 지원도 점차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겸사겸사 연구실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는 것. 류동완 회장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어쩐지 최근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 바둑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듯해 마음 한 구석이 짠하다.

-현재 소소회원이 얼마나 되나.

"입단 3년차 이내 기사들을 중심으로 70여명이 등록돼 있지만 리그전에 열심히 참가하는 회원은 40여명 정도입니다."

-요즘 한국 바둑이 부진해서 젊은 기사들도 이런저런 걱정이 많을 것 같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실전 대국 기회가 적다는 점입니다. 국내기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판수가 너무 부족해요. 바둑리그에 참가하는 상위 랭커들을 제외하고는 전체기사의 70% 정도가 연간 대국수가 30판이 채 안 돼요. 자연히 평소 연구도 소홀해지고 바둑 실력도 정체되지요. 우리도 중국처럼 입단한 지 얼마 안 된 나이 어린 기사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조직해서 훈련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소소회가 무슨 뜻이냐.

"웃음 소(笑)자 두 개로 '삭막한 승부의 세계에서 서로 웃으며 지내자'라는 뜻이라고 들었습니다. 요즘도 회원들끼리 바둑 공부하는 틈틈이 축구, 농구, 야구 등 스포츠도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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