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과 경주경찰서 등으로 구성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사고 발생 6일 전 리조트측이 체육관 보강공사를 위해 업체에 견적을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20일 울산지역 패널 시공업체 대표 K씨를 소환해 이 같은 진술을 받아낸 데 이어 리조트 측에 견적을 낸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업체 관계자를 이날 불러 조사했다. K씨는 조사에서 "구체적인 견적서를 낸 것은 아니지만 리조트측의 요청으로 체육관을 둘러본 후 '1,000만원의 공사비가 든다'고 구두로 통보해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조트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계속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리조트 관계자와 대질신문과 폐쇄회로(CC)TV 조사 등을 통해 K대표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한편, 견적 요청을 받은 다른 업체가 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견적 요청이 사실로 드러나면 리조트측은 제설 작업을 하지 않은 단순과실을 넘어 사고 위험성을 알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 더 엄중한 법적 책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부산외대 총학생회와 이벤트업체의 계약 내용, 당초 신입생 환영회를 경주 켄싱턴리조트에서 열기로 했다가 행사 직전 마우나오션리조트로 변경한 경위 등도 확인 중이다. 총학생회와 이벤트사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계약서 공개조차 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2박3일간 시설사용료 5,448만원은 이벤트사가 리조트측에 지급했다.
경찰은 붕괴 원인 규명을 위해 다음 주 중 추가 현장감식을 실시하고, 한국강구조학회도 22일 사고 현장에 조사단을 보내 공학조사에 착수한다. 조사단은 폭설 하중의 적정성과 시공상 문제점, 부지 적합성 등을 살펴보고 설계도와 실제 건물을 비교ㆍ점검할 방침이다.
한편 경주시가 사고 나흘 전 리조트측에 제설 작업을 요청했다는 것은 폭설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데 대한 문책을 우려한 담당 공무원의 거짓말로 드러났다. 김모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가 1시간 뒤 상급자에게 "사실이 아니다"고 털어놨고, 경찰 조사에서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경주=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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