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둔 정가에서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수년 전만 해도 진보진영에서나 말하던 '다른 경제' 가 왜 이리 자주 들리는 것일까. 신자유주의 체제로 삶이 파괴된 이들을 중심으로 시장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름 없는 세계 시민들의 연대기다.
저자는 아프리카 최빈국에서 인도와 브라질 같은 신흥국, 북미, 일본, 유럽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수십 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용한 혁명의 현장을 취재해 사례를 모았다. 책에 등장하는 시민들은 환경파괴에 책임감을 갖고 시민자치 공동체 속에서 소비지상주의를 극복하는가 하면, 지역 문화를 부흥시켜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인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탄생해 4만2,000명의 여성을 고용한 여성협동조합 '리자트', 지역 고용을 위한 금고 역할을 하는 출판 해고 노동자들의 협동조합 등이 소개된다. 철옹성 같기만 하던 시장권력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이소영 옮김ㆍ책세상ㆍ400쪽ㆍ1만8,000원.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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