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불황이 날로 심각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판으로 찍는 책(초도 배본부수)의 물량이 평균 3,000부에도 달하지 않고, 출판 종사자가 느끼는 출판산업 경기 체감도는 2.6점(5점 만점 기준)에 그쳤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일 발표한 '2013 출판산업 실태조사'(2012년 12월 기준)결과 2012년 한 해 동안 출판사들이 찍은 초판 수는 평균 2,732.9부로 2002년 5,550부, 2007년 3,816부 보다 급격히 줄었다.
이번 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매출 실적을 내는 출판사 4,147곳(정부 신고 출판사 4만6,395곳)을 대상으로 벌인 첫 전수조사로 의미가 작지 않다. 지금까지 출판산업 규모는 문체부의 콘텐츠산업통계 자료를 인용하거나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납본대행 통계를 통한 추정치로 보여져 실제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출판시장의 현황을 보여주는 출판사들의 거래서점 수 변화추이를 보면 출판사 당 평균 46개(2012년 기준)로 2002년 99개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진흥원은 "책을 펴내도 배본해 전시할 수 있는 서점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 실태는 장기적으로 출판산업의 발전 전망을 위태롭게 만든다"며 "초판 축소는 재고량 증가의 위험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판사들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배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출판사들의 2012년 연평균 지출액도 6억5,380만원으로 2011년 7억8,780만원보다 17%가량 줄어 출판계의 경영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간 발행종수는 출판사당 연평균 15.9종으로 구간(37.3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기 악화로 출판사들이 신간을 통한 시장개척보다 스테디셀러 등에 더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간 1종당 평균 발행부수는 교과서 및 학습참고서가 2,620부로 가장 많았고 일반 단행본은 1,193부에 그쳤다. 신간도서 1종을 제작하는데 평균 52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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