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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ccents and Intelligibility (억양보다 내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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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ccents and Intelligibility (억양보다 내용이 중요)

입력
2014.02.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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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자들이 말하는 13세(critical period) 가설은 늦어도 이 시기에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해야 나중에 성인이 돼도 의사 소통에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중학교 나이에 영어를 공부하면 외국인 특유의 억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사람 240명을 조사한 보고에 따르면(Fledge, Munro 1995) 만 6세 이전에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외국인 억양이 20% 정도 남고 13세 전후에 배우기 시작하면 40%,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우기 시작하면 80% 정도의 사투리 억양을 버리지 못한다고 한다. 아울러 원어민 발음에 가깝게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모음 발음도 나이에 따라 차이가 크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외국어를 배우면 모음 발음의 정확성이 90%가 넘지만 중고교 때부터 시작하면 80%, 대학 때부터 시작하면 정확도가 70%에 머문다. 이런 차이는 현지에서 사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수십 편의 논문을 종합해 보면 현지에서 사는 시간보다는 얼마나 조기에 배우기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사투리나 외국인 억양이 많을수록 원어민 입장에서는 알아듣기 어려워지고 의사 소통이 그만큼 순조롭지 못하게 된다.(Derwing & Munro, 1997)

그러나 억양이 전부는 아니다. 이는 누차 강조한 것처럼 인도인이나 필리핀인이 거친 발음으로도 영어권 사람들과 의사 소통을 더 잘 하는 현상에 해답이 있다. 외국인 억양이라서 원어민이 알아듣는데 더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원어민이 난감해하는 상황은 내용을 이해할 수 없을 때(Uncomprehensible)라고 한다. 가령 ‘The grass was painted red’라는 말을 아무리 천천히 또박또박 발성해도 원어민은 이 말을 듣고 갸우뚱하게 된다. ‘잔디를 빨간색으로 페인트칠했다’는 내용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다. 즉 원어민과 발음이 다르다고 해서 난감한 상황이 생기기보다는 외국인이 말하는 내용이나 문장 구조 등이 정통 영어와 거리가 먼 게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루어진 연구(Hahn 2004, Field 2005, Port 1997)에서도 이는 잘 드러난다. 중국인의 영어를 일본 사람보다 중국인이 더 잘 알아듣는 것도 같은 이유다. Accent도 중요하지만 어떤 표현 방식이 더 영어다운지 알고 말하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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