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대에서도 부부는 이심전심이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부부 동반 메달리스트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러시아 남녀 대표로 출전한 빅 와일드(28)와 그의 아내 알레나 자바르지나(25)는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거는 겹경사를 맞았다. 평행대회전은 알파인스키처럼 스노보드를 타고 슬로프를 내려오며 속도를 겨루는 경기다.
특히 와일드는 아내와 사랑에 빠져 국적까지 바꿔 화제가 됐다. 미국 워싱턴주 출신인 와일드는 2011년 대회에서 만난 러시아의 스노보드 선수 자바르지나와 결혼하면서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했고,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에 올림픽 스노보드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선사했다.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와일드는 “러시아는 나를 원했고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계속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했다면 이미 은퇴해서 평범한 직장인이 됐을 것”이라며 자신에게 국가대표의 기회를 준 ‘제2의 조국’에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금까지 올림픽 스노보드에서 따낸 메달 5개 중 4개가 하프파이프, 나머지 하나는 스노보드 크로스에서 나왔다. 아직 메달이 없는 평행대회전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탓에 미국 내에서 선수에 대한 지원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와일드의 어머니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평행대회전은 TV중계도 거의 되지 않는 종목”이라며 “투자도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고 밝힐 정도였다.
동메달을 따낸 자바르지나 역시 남편의 금메달 소식에 기뻐했다. 그는 “국적을 바꾸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것도 모자라 와일드는 올림픽 금메달이란 놀라운 일도 해냈다”며 “같은 날 이런 결과가 나와 무척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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