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휴대폰 보조금 과다지급 공방을 주고 받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번에는 결합상품 문제로 또 다시 맞붙었다.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을 묶은 유ㆍ무선 결합상품을 판매하면서, 변칙적으로 '숨은 보조금'을 뿌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19일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을 이동통신과 결합상품으로 판매하면서 대리점 등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강력 제재를 촉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대형 도매 대리점에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을 함께 가입하는 결합상품을 판매하면 건당 7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초고속인터넷을 미끼로 사실상 '숨은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또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에 초고속인터넷 가격의 70%를 도매대가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덕분에 SK브로드밴드는 결합상품이 처음 나온 2010년에만 3,0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2009년 1,092억원의 적자에서 2010년 732억원의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과도한 장려금과 도매대가로 SK브로드밴드를 우회 지원하고 있다"며 "과도한 도매대가는 전기통신사업법 제 50조1항에서 금지한 계열사 부당지원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즉각 "근거없는 황당한 비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SK브로드밴드는 반박 자료를 통해 "초고속인터넷 재판매는 지난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린 적법한 상품"이라며 "과도한 도매대가와 장려금 지급은 모두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몰아 붙였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공정 경쟁보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타사 비방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는 LG유플러스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유선통신 결합상품을 문제 삼은 것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유선통신까지 파급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결합상품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한 집안에 3명일 경우, 초고속인터넷을 사실상 무료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은 SK텔레콤 가입자인 상황에서 이 같은 결합상품 공세를 펼 경우, KT와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및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순식간에 SK브로드밴드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게 양 사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결합상품을 KT와 LG유플러스가 먼저 냈는데 양 사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SK텔레콤보다 적다 보니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결국 이번 싸움은 이동통신시장에서 벌어지는 보조금 싸움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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