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안되지만, 무조건 '예스'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NO'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합리적이고 비판적이라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만."
정부의 공기업개혁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대구환경공단이 지난해 정부의 2012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1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3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전국 653개 공공기관 중 1위 등 2관왕을 했다. 지난달부터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대구환경공단 김추원(60) 전무는 "노"라고 할 수 있는 자세가 조직의 혁신을 이끄는 견인차라고 강조했다.
대구환경공단은 지난해까지 대구환경시설공단에서 명칭이 바뀌었다. 하수처리장과 위생처리장(분뇨처리장), 음식물과 슬러지처리장, 소각로까지 대구지역 환경기초시설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김 전무는 "대구시민 생활의 마지막 단계를 정화하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구환경공단의 산 증인이다. 1976년 공직에 입문, 2007년 대구환경시설공단이 출범할 때 자리를 옮겨 하수처리사업소장과 운영지원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전무로 승진했다. 공단 사상 첫 내부승진이었고, 전임 이사장 퇴임 후 지난달부터 이사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대구환경공단이 경영평가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현장 중심 경영'을 꼽았다. "본부 지원부서를 최소화하고, 현장부서를 강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며 "40세 이하이며 6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팀인 '주니어보드'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설명했다. 주니어보드는 '고참'들을 배제하고 자유로운 토론 등을 통해 다양한 개선책을 도출, 경영진에 제출한다. 그는 "젊은 직원들이 아주 중요하지만 경영진이 놓친 부분을 잘 짚어낸다"며 높이 평가했다.
직원들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올해 3회째 시행하는 달인제도도 빼 놓을 수 없다. "분야별 도전을 신청 받아 3단계 심층심사를 통해 선발하는데, 10명이 나올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다"며 "인증패만으로 충분하다는 달인이 쏟아지고 있어 확실한 동기부여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공공기관 반부패경쟁력 평가에서 최하위등급인 5등급을 받은 데 대해서는 "청렴도 평가와 다른 개념이며, 직원들의 부정부패가 많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청렴도 평가가 실제 부정이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라면 반부패 경쟁력평가는 부정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장 인원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일부 제조적인 미비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피력했다.
배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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